3월 18

100년의 기다림, 영원한 만남 “부산시민공원”

Chapter1. 부산 서면경마장? 하야리아 부대?

 

서면경마장, 하야리아 부대 들어보셨나요?
이 두 곳은 놀랍게도 지금의 “부산시민공원”의 옛 이름들입니다.
시민공원이 된 이 땅은 일제시대 근대식민지로 일본인 중산층의 위락시설, 경마장으로 전락하였고, 해방과 함께 찾아온 한국동란 때부터는 미국의 군대가 주둔했던 곳입니다. 일본제국주의 침탈과 약탈 이라는 가슴 아프지만 잊지 말아야 할 역사가 층층히 쌓여 있는 곳, 우리 땅임에도 불구하고 약자라는 이름으로 마음대로 출입조차 어려웠던 곳이 부산 시민, 각종 시민단체의 반환운동으로 15년 만에 우리 모두의 품으로 돌아 왔습니다.

파란만장 했던 역사를 기억하며
2011년 8월 “부산시민공원”이라는 새로운 역사가 시작됩니다.

 

 

 

Chapter2. 부산시민공원 숲길 이야기

 

“새로운 가능성 축적의 장”
“활기찬 삶의 기운이 흐르고 역동적 변화의 장”
“모든 이를 편안하게 끌어들이고 사람과 사람을 가깝게 해주는 부산을 대표하는 공원”
이라는 기본계획 아래 세계적인 공원설계자 제임스 코너(미국, F/O)는 기억, 문화, 즐거움, 자연, 참여라는 5가지 주제의 숲길로 이루어진 공원을 설계하였습니다. 그리고 스페이스톡 역시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고, 과거와 미래의 이야기를 전해 줄 시설물을 디자인 하였습니다.

그럼 각각의 숲길을 살펴 볼까요?

 

1. 역사자료를 활용한 숲_ “기억의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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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숲길은 부산시민공원 부지에 관한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활용하여 디자인 한 공간입니다. 당시 존재하던 건물의 일부를 남겨 둔 채 제작한 파고라, 미군부대 주둔기 때 사용하던 전신주를 재활용 하여 설치한 조명 열주 그리고 역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조형 안내시설물. 이 모든 것이 공원 관람객의 올바른 역사이해를 돕기 위한 구조물입니다.

 

2. 숲을 통한 다양한 문화시설_ “문화의 숲길” 문화의숲길-01.jpg

문화의 숲길은 캠프 하야리아 당시의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합니다. 소규모 공연장, 세미나실, 다목적홀, 강의실, 작품 전시를 위한 갤러리 등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직접 체험하거나, 관람할 수 있는 문화 공간입니다.

 

3. 즐거움의 충족, 다양한 놀이 숲_ “즐거움의 숲길”즐거움의숲길-01.jpg

즐거움의 숲길은 놀이시설 및 수경시설로 이루어져 남녀노소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춤추는 분수, 시원한 물소리를 들려주는 벽천폭포, 거기에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 줄 놀이터까지 다양한 놀거리가 있습니다.

 

4. 사계절 변화하는 숲_ “자연의 숲길”길자연의숲-01.jpg

자연의 숲길은 탁 트인 전망으로 계절마다 변화하는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맑은 물이 흐르는 생명의 하천 주변으로 고요한 사색과 여유로운 걷기를 즐길 수 있는 산책로가 펼쳐집니다.

 

5.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참여형 공간, 흥미 유발형 숲_ “참여의 숲길” 참여의숲길-01.jpg

참여의 숲은 시민들의 헌수운동을 통해 심은 나무들이 줄지어 있고, 헌수자 성명이 새겨진 타일을 부착한 시민의 벽 등 시민들의 노고를 기념하고 방문객에게는 재미있는 추억쌓기를 제공합니다. 또한 시민꽃밭 프로그램 실습장인 참여의 정원은 자매도시 정원(상하이, 후쿠오카, 블라디보스토크)과 함께 이국적이면서도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의미있는 공간입니다.

 

 

 

Chapter3. 100년의 기다림 끝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부산시민공원

 

2014년 5월 우여곡절을 겪으며 옛 하야리아 부대 부지에 부산시민공원이 개장 했습니다. 스페이스톡 역시 부산시민공원 개장에 큰 기쁨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민공원 시설물 디자인에 참여 하는 동안 이 곳에 얽힌 수많은 사연을 함께 공부하며 가슴 먹먹해 지기도 했었지만, 이제 오랜 잠에서 깨어나 무한한 에너지로 시민들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새로운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100여 년 동안이나 이방인의 공간으로 남아 있었던 곳.

 

과거의 사연을 담고,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닌 사람과 사람의 소통 장소, 새로운 문화가 층층히 쌓이는 부산의 대표 공원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부산시민공원을 쭉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