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8

Better City, Better Life _上海

상하이는 들어서는 순간부터 활기가 느껴진다. 도로 주변으로 펼쳐진 이국적인 아파트 단지, 도시와 어우러진 대규모의 녹지공간, 높이 솟은 빌딩 숲과 수많은 관광객들… 상하이에는 낡은 것, 새로운 것, 전통적인 것, 이국적인 것들이 가치를 드러내며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국제화와 현대화가 이루어진 대도시이자 중국의 대외 개방 창구로서 급성장한 국제 도시, “상하이”에서 우리는 도시 디자인의 미래를 엿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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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의 발전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상하이 SWFC

 

과거와 현재의 소통

 

예원은 상하이에서 가장 전통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옆으로 끝없이 늘어선 예원 상가는 명나라 때 지어진 건물들을 보존하여 전통의 향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개발되어 전통적인 장식품과 공예품을 파는 천여 개의 상점들이 밀집된 대단위상가로, 수많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상하이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변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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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예원과 예원 상가

19세기 고풍스러운 옛 상하이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신천지는 유럽의 거리를 닮은 듯 이국적이다. 신천지는 노후화된 지역의 스쿠먼 양식을 보존하고 현대식 인테리어를 가미하여 2001년 완공되었다. 중국 전통가옥과 유럽건축이 결합한 스쿠먼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은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옛 것을 보존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 디자인’을 통해 이전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을 다음세대로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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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속의 유럽을 느낄 수 있는 신천지, 스쿠먼 양식의 건축물

 

화려한 야경과 20세기 초 유럽 석조 건축물들이 어우러진 와이탄은 강제 개항의 슬픈 역사가 깃들어있다. 아편전쟁에서 패배한 19세기 중반부터 외국인이 들어와 건물을 짓고 거주하던 이 지역은 과거의 역사를 허물지 않고 그대로 살리면서 산업문화의 도시로 탈바꿈하는데 이용하고 있다. 서양식 건축물과 황푸강 건너편 푸동의 높은 빌딩이 어우러진 기이한 스카이라인은 와이탄을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상하이 제1의 관광 명소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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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탄 산책로와 시설물들

 

문화를 즐기는 도심 속 쉼터

 

중국의 아파트 주거환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우리는 상하이에서 중국 최대의 부동산 개발사 “완커”의 아파트 단지를 방문하였다.

300개가 넘는 주거 브랜드를 소유한 완커는 세계 각국의 문화를 컨셉으로 하여 이색적이면서도 특별한 단지 특화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에이전시와의 파트너쉽을 통해서 문화의 독립성을 유지하며 중국의 주거양식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사진5.jpg

 

정돈된 조경과 시설물의 간결한 디자인의 조화

 

상하이의 최고가 아파트 단지로 일본식 젠(線) 스타일 정원으로 모던하게 디자인되었다. 일본의 전통조경에 바탕을 둔 젠 스타일의 정원은 동양의 오리엔탈리즘과 서양의 미니멀리즘의 중성적인 멋을 살려 정갈하고 고요하며 절제미와 여백의 미를 두어 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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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돈된 형태의 일본식 정원 조경

 

다른 구역의 중국식 조경을 볼 수 있는 아파트 단지이다. 풍부하고 다양한 종의 식재 연출로 아름다운 조경을 뽐내고 있었다. 사진7.jpg

풍부한 식재와 시설물의 조화

 

과거와 미래를 품은 지속 가능한 도시로의 발전

상하이는 발전하는 경제 속도만큼이나 역동적이었다. 그러한 역동성 안에서 인간과 자연이 소통하고, 과거와 현재가 소통하는 도시 디자인의 가능성을 보았다. 이와 같이 상호 간의 소통을 유도하는 디자인을 추구한다면 인간과 환경, 문화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로 이어질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서구문명을 쫓는데 온 정열을 쏟아 부으며, 기존의 가치를 부수고 새로운 가치를 좇아가는 것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한번쯤 짚어 봐야겠다.
다양한 디자인의 적극적인 수용과 흡수, 전통과의 조화 추구를 통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해 가는 중국 디자인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